아이 열났을 때, 해열제부터 먹여도 될까요?
전문 약사와 함께 알아보는 아이 열 관리 A to Z
아이 키우시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은 이런 경험 있으시죠?
"애가 열이 나는 것 같아서 체온을 재보니까 38도예요. 어떻게 해야 하죠? 바로 해열제 먹여야 할까요?"
특히 첫째 아이를 키우는 부모님 들일수록 더 당황합니다.
오늘은 그런 분들을 위해 해열제 복용의 기준부터, 열 관리 꿀팁까지 꼭 알아야 할 내용을 정리해 드릴게요.
✅아이들, 왜 이렇게 자주 열이 나나요?
우선 아이들은 체온 조절 능력이 미숙합니다. 조금만 더워도 금방 체온이 오르고, 또 금방 떨어지기도 합니다.
예방접종 후 자주 37.8~38도까지 올라가는 경우도 있지만, 소아과 선생님들은 종종 “그 정도는 아직 해열제 복용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이야기하십니다.
단순히 숫자가 아니라, 아이의 전반적인 상태를 보는 게 훨씬 더 중요하다는 것을 기억하세요.
✅몇 도부터 열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일반적으로 38.5도 이상이면 ‘발열’로 봅니다. 하지만 이 숫자도 절대적인 건 아니에요. 아이마다 다르기 때문입니다.
하루에 아침 기상 후, 점심 전, 저녁 전, 자기 전 네 번 정도 아이 체온을 측정해 평균값을 파악해 보세요.
그 기준에서 얼마나 변했는지를 보아야 합니다.
✅열이 났어요. 해열제 바로 먹여야 할까요?
아니요, 꼭 그렇진 않습니다.
해열제는 무조건 ‘열이 났다 = 바로 먹인다’는 공식이 아닙니다.
예를 들어, 38.7도가 됐더라도 아이가 활발하고 밥도 잘 먹는다면 비약물적 방법으로 먼저 관리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약 말고도 열 내릴 수 있는 방법 있어요!
해열제 없이도 아이의 열을 관리하는 방법은 다양합니다.
1. 미온수 마사지 – 따뜻하지 않은 물로 부드럽게 닦아주세요.
2. 수분 섭취 – 물, 이온음료, 주스(단, 당분 주의), 경구용 수액(ORS)
3. 시원한 환경 유지 – 너무 두껍게 입히지 마세요.
경구 수액이 없다면 집에서도 만들 수 있어요.
- 생수 1L
- 설탕 30g
- 소금 2.5g
- 레몬즙 조금 (칼륨 보충용)
✅해열제, 언제 꼭 먹여야 할까요?
다음의 경우에는 해열제를 복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 아이가 처져서 힘들어해요
- 식사를 거의 못 해요
- 평소보다 반응이 느려요, 잠만 자요
해열제는 병을 치료하는 약이 아니라, 아이의 불편함을 줄여주는 약입니다.
✅아세트아미노펜 vs 이부프로펜, 뭐가 더 좋을까요?
두 성분 모두 체온을 1~2도 낮추는 효과가 있고, 차이는 다음과 같습니다.
📍아세트아미노펜 (타이레놀) - 생후 3개월부터, 오한·단순 열에 적합
📍이부프로펜 (부루펜) - 생후 6개월부터, 편도염 등 염증성 질환에 적합
아이에게 더 잘 맞는 쪽을 선택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교차 복용, 해도 되나요?
원칙적으로는 교차 복용을 권장하지 않습니다.
복용 간격이 복잡해지고, 잘못하면 과용량 복용 위험도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필요시 아래와 같이 사용할 수 있습니다.
- 아세트아미노펜 → 4시간 간격
- 이부프로펜 → 6시간 간격
- 두 성분 간 교차 시 최소 2시간 이상 간격
✅병원에서 받은 가루약에도 해열제가 들어있어요?
네. 병원 처방약에는 해열제가 섞여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약사에게 해열제를 따로 조제해 달라고 요청해 보세요.
"해열제 성분만 따로 받을 수 있을까요?"라고 이야기하면, 상황에 맞춰 도움 받을 수 있습니다.
정리해 볼게요
- 해열제는 ‘열 숫자’보다 아이의 상태를 보고 먹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 미온수 마사지, 수분 보충, ORS 수액 먼저 활용해 보세요.
- 아세트아미노펜 vs 이부프로펜, 아이에게 더 잘 맞는 걸 선택하세요.
- 교차 복용은 정확한 시간 간격을 지켜야 하며 신중하게 사용하세요.
- 병원 약도 해열제 성분을 따로 조제 요청할 수 있습니다.
아이 열날 때, 제일 중요한 건 보호자의 ‘침착한 관찰’입니다.
당황하지 마시고, 아이 상태를 꼼꼼히 체크해서 꼭 필요한 순간에 해열제를 똑똑하게 사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