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 통증, 단순한 근육통이 아닐 수 있습니다
병원 진료실에서 자주 듣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이 등 통증, 꼭 허리디스크나 담 걸림 같은 근골격계 문제만일까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등 통증은 외래 진료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질병 중 하나(5위)입니다.
하지만 그만큼 많은 분들이 등 통증의 원인을 잘못 알고, 적절한 진단과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연관통이란? 뇌의 착각에서 시작되는 통증
연관통(Referral Pain)이란 말, 혹시 들어보셨나요?
간단히 말하면, 내장 장기에서 발생한 문제가 전혀 다른 부위의 통증으로 느껴지는 현상입니다.
우리 몸의 신경은 감각과 장기의 신호를 함께 전달합니다. 예를 들어 심장과 등이 같은 감각신경 줄기를 타고 뇌로 전달되면, 뇌는 “등이 아프다”고 착각합니다. 장기에는 통증 감각이 약하니까요.
한의학에서는 이를 ‘배수혈’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하기도 합니다.
즉, 등에는 심장, 폐, 간, 위장 등 오장육부와 연결된 경혈 부위가 있다는 겁니다.
🧭실제 환자 사례로 보는 등 통증의 원인 5가지
1. 췌장 질환 (췌장염, 췌장암)
✅사례: 40대 직장인 김씨, “허리 아프고 식사 후 속이 더부룩해요. 자세 바꾸면 더 아파요.”
통증 부위: 등 한가운데, 특히 견갑골 사이 아래쪽
양상: 쥐어짜는 듯, 송곳으로 찌르는 듯한 통증
특징: 식사 후 1~2시간 내 통증 발생, 누우면 더 심해짐
주의할 점: 체중이 갑자기 빠지고, 소화가 잘 안 되며, 황달 증상 있다면 꼭 검사 필요
2. 담석증
✅사례: 주부 박씨, “오른쪽 등하고 어깨까지 당기듯 아파요. 밤에만 더 심해요.”
통증 부위: 오른쪽 등, 어깨, 옆구리까지 퍼지는 통증
양상: 진통제도 안 듣는 산통
특징: 밤에 심해지고, 소화불량, 트림, 오른쪽 윗배 통증 동반
3. 신우신염 / 요로결석
✅사례: 30대 여성 이씨, “등이 콕콕 쑤시고 열도 나요. 소변 볼 때도 아파요.”
통증 부위: 등 아래쪽, 갈비뼈 아래~허리 근처
양상: 욱신욱신한 통증, 두드리면 심해짐
특징: 고열, 오한, 소변 시 통증, 허리 구부릴 수 없을 정도로 아픔
4. 대동맥 박리증
✅사례: 50대 남성 최씨, “날개뼈 사이가 찢어질 듯 아파요. 숨쉬기도 힘들어요.”
통증 부위: 등 윗부분 (날개뼈 사이)
양상: 칼로 베이는 듯한, 극심한 통증
특징: 갑작스러운 통증, 기침, 실신, 복통, 하반신 감각 이상 동반
5. 대상포진
✅사례: 60대 여성 장씨, “등이 찌릿하고 따가운데 물집도 올라왔어요.”
통증 부위: 등 전체, 띠 모양
양상: 찌릿하거나 화끈거리는 통증, 스치기만 해도 아픔
특징: 물집, 발진, 한쪽 부위만 아픔
🧭부위별 통증으로 질환 추정하기
날개뼈 사이 (등 위쪽): 심장 문제, 대동맥 박리증
등 한가운데: 췌장염, 췌장암
브라 끈 라인 부근: 위염, 위장병
오른쪽 등, 어깨: 담석증
등 아래쪽, 갈비뼈 아래: 신우신염, 요로결석
왜 밤에 더 아플까요?
많은 환자분들이 “낮에는 괜찮았는데 밤에 너무 아파요”라고 말합니다.
그 이유는 밤이 되면 신경이 예민해지고, 통증을 더 강하게 느끼기 때문입니다.
활동이 줄어들고, 주변이 조용해지면 작은 통증도 크게 느껴집니다.
기억하세요!
등 통증이 있다고 무조건 근육통이라고 넘기면 위험한 병을 놓칠 수 있습니다.
자세히 관찰하고, 아픈 부위, 양상, 타이밍을 메모해 두었다가 병원에서 전문의에게 꼭 보여주세요.